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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도곡동 맛집 - 고급스러운 무한리필 선재 샤브하우스

by 리조앤 2023. 7.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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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곡동 타워팰리스 블록에 새로 생긴 샤브샤브 전문점 선재 샤브하우스에 다녀왔다. 예전에 좋아했던 베트남 음식점 안남에서 하는 곳이라고 해서 약간의 기대와 함께 방문했다. 위치는 타워팰리스 1차와 3차 사이, 우성리빙텔 지하 1층으로 파리 크로와상 건물이라 찾기 쉽다.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문을 열고 들어가니 고급 일식당 느낌의 인테리어가 일단 마음에 들었다. 샤브샤브 전문점에서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를 기대하기란 힘든 일인데, 이 곳은 들어가는 순간 다른 샤브샤브 집과는 차별화된 것이 느껴졌다. 짧은 복도를 지나 홀에 들어가면 가운데는 리필 야채와 음료수 셀프바가 위치하고 있고 테이블은 홀을 둘러싸고 양 사이드에 배치되어 있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기 때문에 어수선하기 쉬운 리필 섹션과 테이블 공간을 분리시켜 놓아 식사에 방해되지 않게 한 점이 마음에 들었다.

도곡동 맛집 선재 샤브하우스
고급스러운 일식당을 연상시키는 입구
도곡동 맛집 선재 샤브하우스
정갈하게 배치되어 있는 리필 야채

약간은 복잡한 메뉴 설명

선재 샤브하우스는 메뉴 구성이 일반적인 샤브샤브 집과는 살짝 다르다. 아니, 다르기 보다는 약간 더 많이 세분화되어 있다. 일단 총 8가지의 육수가 제공되는데, 그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부터가 고민의 시작이었다. 보통 빨간 국물, 하얀 국물의 두 가지 정도의 선택지에 익숙해진 우리에게 8가지 육수 중 하나를 고르라니. 육수 선택에 신중해야 하는 이유는 야채와 고기를 다 먹고 난 후 육수 종류에 따라 식사 종류도 정해지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일반적인 방식 대로 면 넣은 다음에 죽을 먹을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라, 어떤 육수를 선택하면 아예 면은 먹을 수 없는 시스템이었다. 우리는 제일 기본적인 것처럼 보이는 다시 육수를 선택했고 다시 육수에 포함된 식사는 죽이었다. 칼국수까지 먹을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면을 먹고 싶으면 육수를 바꿔야 하고 육수를 바꿀 때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고 했던 것 같다. (육수 선택하느라 설명 제대로 못 들음)

도곡동 맛집 선재 샤브하우스
기본으로 제공되는 야채, 다 먹은 후 리필 가능

기본 야채와 세 가지 밑반찬, 소스와 고기가 세팅되었다. 소고기 2종, 돼지고기 1종의 총 3가지 종류의 고기가 제공되며 고기 등급은 주문 시에 선택할 수 있다. 우리는 가장 기본인 스탠다드로 선택했는데 아무리 무한 리필이라 해도 일반 샤브샤브 가격을 생각하면 상당히 높은 가격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스탠다드 메뉴도 성인 1인당 58000원의 가격이었는데 고기는 한우가 아닌 프라임 등급 소고기였다. 한우를 선택하면 가격은 10만원 대로 훌쩍 뛴다. 주말 점심이라 테이블은 거의 만석이었는데 신입 직원들인지 메뉴 설명이나 주문 전달이 제대로 안 되는 듯한 느낌이었다. 물론 모두들 친절하셨고 문제가 생기면 최대한 빨리 해결해 주시려고 했지만 이미 메뉴 선택에서 한 번 지치고 메뉴가 나오기까지도 너무 오래 걸린 데다가 인덕션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등...이런저런 사소한 이슈가 있었다. 육수가 끓는 것을 기다리면서 여긴 다시 오지 말아야 겠다고 생각했다.

도곡동 맛집 선재 샤브하우스
스탠다드에 포함된 고기. 총 3종이 제공된다

그러나 맛있다!

그러나 육수가 끓고 식사가 시작되고 나서 다시는 안 오겠다는 마음이 서서히 바뀌기 시작했다. 사실 솔직히 말해서 고기는 살짝 아쉬운 감이 있었지만 무한 리필이 되니 마음이 푸근하고, 각종 야채의 퀄리티도 매우 신선했다. 돼지고기 샤브샤브는 처음이었는데 일행들 간 호불호가 크게 갈렸지만 크게 나쁘지 않은 느낌이었고, 어수선한 직원들의 서비스도 배가 슬슬 차오르기 시작하니 또 그런가 보다, 많이 바쁜가 보다 하고 이해가 되었다. 어수선하고 느리고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는 와중에도 과분하게 친절하셨던 직원분 덕분에 마음이 둥글둥글해진 것 같기도 하다. 마무리를 장식한 죽은 모두가 극찬하며 냄비가 뚫어지듯 박박 긁어 마무리했고, 후식으로 나온 커피와 바나나 푸딩도 아주 훌륭했다.

도곡동 맛집 선재 샤브하우스
마지막을 장식한 죽

 

도곡동 맛집 선재 샤브하우스 재방문 의사 100%

비록 중간에 살짝 화가 날 뻔 했지만 그래도 결론적으로는 만족한 점심 식사였다. 한우도 아닌데 가격대가 만만한 편은 아니지만 무한리필이 되기 때문에 대식가들에게는 유리한 시스템이다. 무한리필집이라고 하면 왠지 저가의 박리다매 음식점을 떠올리기 쉬운데 고급스러운 분위기에서 즐길 수 있는 샤브샤브라 마음에 들었다. 아직은 시스템이 완전히 정착되지 않은 느낌이었고 육수 종류에 따라 식사 선택이 고정되어 있다는 사실을 손님들에게 좀 더 명확하게 납득시켜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긴 하다. 그래도 맛집이 많은 듯 하지만 은근 갈 데 없는 도곡동 타워팰리스 블록에 신상 맛집이 하나 더 추가되어 반가운 마음이고, 다음 번에도 건강식이 생각나는 날 또 가게 될 것 같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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